시산제
시산제를 지내려 할 때 가장 먼저 닥치는 문제는 언제, 어디서 지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 고유의 산신제는 음력 정월 초하루(설날)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양력이 보편화된 지 오래이므로 양력 1월 1일부터 음력 대보름날까지 편한 날을 하루 택하면 지내는것이 요즘 보편화된 시산제이다.
산제 장소로는 산정에 널찍한 공터가 있는 이름난 산이면 우선 합격이지만 방향도 문제다. 즉,제사상은 북쪽에 차리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낼 때 병풍을 친 쪽을 북으로 가정하듯, 시산제 때도 '00산악회 00년 00월 00산악회 시산제'라고 쓴 플래카드를 설치한 곳을 북으로 간주하고 지내고 있다.
최근의 산제는 예전처럼 엄숙한 제사라기보다는 일종의 산행축제로 변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산보다는 낮은 산을 택하며, 매년 같은 장소에서 지내는 산악회도 있다. 제를 올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인원이 많으면 먼저 산행을 끝내고 산제를 올리며,인원이 적을 때는 산제부터 올리고 산에 오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반적인 산제의 순서는 먼저 국민의례가 끝나면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우수산악인표창, 격려사, 결산보고나 공지사항 등이 삽입된다. 이러한 순서가 끝나면 산제로 들어간다.
시산제에 쓸 음식인 제수는 어떤 것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원칙대로라면 그 양이 엄청나다.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높은 산정으로 가져가야 하므로 양이 너무 많아서도 곤란하다. 때문에 극히 간단히, 반드시 필요한 것만 챙겨간다. 돼지머리를 비롯해 대추, 밤, 감, 배에 사과까지 5과, 그리고 북어포와 시루떡을 제기에 담았을 때 초라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준비한다.
여기에 향과 향로, 양초 두 자루, 깔개, 플래카드와 플래카드를 걸 때 쓸 끈만 준비하면 된다. 술은 거의 모든 산악회들이 탁주나 청주같은 곡주를 쓴다.산신은 곧 지신이니 땅에서 수확한 과실로써 빚은 술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산제의 제수는 돼지머리와 북어, 시루떡, 3가지 색 이상의 과일, 초 2자루와 향, 술 등이 기본이다.
음식은 원래 우리 것이 아닌 것을 올릴 수도 있으나 술만큼은 반드시 탁주나 청주같은 곡주를 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주가 휴대하기에 편하다고 편법으로 소주나 양주, 포도주 등이를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무지는 피해야 하는 것이 연로한 산악인들의 지적이다.
물론 축문(혹은 제문)도 사전 준비해야 한다. 축문은 유세차(維歲次, '이 해의 차례는'의 뜻)로 시작하는 한문으로 쓰는것이 원칙이나 그 뜻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한글로 풀어 쓰는 경우가 많다. 축문에는 축문을 올리는 시일(시간), 축문을 올리는 사람의 신분, 제사의 대상, 제사를 올리는 사실을 차례로 기록하고, '정성스레 제물을 바치오니 흠향하옵소서'로 끝맺는다.
▶ 제물 차리기
시산제 장소에 도착한 뒤에는 플래카드를 걸고 깨끗한 깔개를 깔고 제삿상을 차리는데, 이때 헷갈리곤 하는 것이 제물(제수)을 배열하는 방법이다.
제물의 종류는 각 지방마다, 또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어느 지방이건 지키는 원칙이 있는데 특히 진설(陳設), 즉 제수배열법이 그렇다.
진설법은 홍동백서(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 생동숙서(날 것은 동쪽, 익은 나물류는 서쪽), 어동육서(물고기는 동쪽, 뭍고기는 서쪽), 두동미서(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로 외워두면 쉽다.
또한 맨 첫줄에 과일, 둘째줄에 나물과 포, 셋째줄에 탕, 네째줄에 적과 전, 다섯째줄에 메(밥)을 올린다는 원칙도 있으니 참고로 한다.
시산제 때는 대개 과일, 그리고 메를 대신해 떡을 올린다. 과일을 놓는 것도 순서가 있다.
제삿상을 마주본 상태에서 왼쪽부터 조율이시, 즉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놓는다. 이는 대추는 씨가 하나여서 제왕을 의미하고, 밤은 한송이에 3개가 열리므로 3정승, 감은 씨가 6개이므로 6판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율이시에 사과를 더한 것은 '같은 종류의 제수는 홀수로 차린다'는 제례 전통 때문이다. 한편 제삿상을 마주 바라본 상태에서 어포류는 왼쪽, 떡은 오른쪽에 둔다.
▶ 시산제 예문
산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문이다. 현재 각 산악회에서 사용하는 제문은 한글로 쓴 현대식, 한글과 한문을 혼용한 절충식, 한문으로만 쓴 유교식 등이 있다.
제문에는 산제 시기와 장소, 자연에 대한 감사, 산악인의 소망, 제주가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이 들어간다. 그리고 제문은 대개 한지에 종서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횡서로도 쓰고 산악회에 따라서는 컴퓨터로 작성한 제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초혼문
유세차-
단기 4343년 o월 o일
오늘저희 00산악회 회원일동은 이곳 oo산에서 이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매달 한번씩 산을 오르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수 있을 것이며,
그 산행 하나 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아무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하게 해주신 것은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저희가 오늘 이곳을 다시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살펴 주시며
절과 함께 한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이 한잔 술을 흠향하여 주옵소서.
단기 사천삼백사십삼년 o월 o일
00산악회 산악회원 일동
회 장000
축문(祝文)
유세차-
단기 사천삼백사십삼년(4343), ㅇㅇ年 o월 oo날,
오늘,저희 O O O 산악회원 일동은 이곳 oo산에서
좌로는 청룡이요, 우로는 백호요, 남으로는 주작과 북으로는 현무를 각각 거느리고
이 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천지간의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포기 꽃 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한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소서.
이제 올리는 이 술한잔 받으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 살펴 주소서.
절과 함께 한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단기 사천삼백사십삼년 0월 oo일
O O O 산악회원 일동
산악회 시산제 순서
시산제순서
1.개회식: 모든 회원님들께서는 엄숙한 시산제가 될수있도록 협조바라면 탈모와
핸드폰은 진동으로 바꿔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시산제 선포: 지금부터 2000년 000000산악회 시산제를 거행하겠습니다.
(앞) 단상에 있는 국기를 향해주십시오..... 국기에대하여 경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앞에 몸과 마음을 받쳐 충성을 다할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애국가 제창 .....1절만
3.묵념: 순국선열 및 먼저가신 산악인을위한 묵념
4.회장님인사말씀: 00000산악회 회장님을 맡고계신 000회장님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
5.산악인선서: 00부대장에 산악인 선서가 있겠습니다.
6.강신: 산신을 모시는 의례
회장님과 대장은 촛불과 향을 피운고....
00님초혼문을 읽는다.(고문)
@ 참신은 참가자 모두가 산신께 예를 가추고 재배하는 순서...장소와 여건에 따라 생략되기도함.....
7.초헌: 회장은 산신께 첫잔을 올리고 삼배 한다
8.독축: 00님 축문을 낭독 (대장)
9.아현: 고문 및 임원 순으로 잔을 올리고 삼배 한다
10.종헌: 참석한 타산악회 및 내빈순으로 잔을 올린다
11.헌작: 산제에 참여하신 회원중 제를 올리고 싶은분들은 잔을올린다.
12.축문소지: 초혼문 및 축문을 소각해 날린다
13.음복: 모든잔을 다올려습니다
이제 철상하고 음식을 나눠들겠습니다.
퇴주잔 참석하신분께 나눠드린다
건배제의................
14.폐회식: 이것으로 2000년 000000산악회 시산제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함께해준신 모든 회원님 건강하십시오.감사합니다
산악인선서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 노산 이은상-
원례 제례의 절차는 참신 혹은 강신, 진찬, 초헌, 아헌, 종헌, 첨작, 개반삽시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시산제 때는 이중 생육이나 어육을 올리는 단계인 진찬은 대개 준비하지 않으니만큼 생략한다.
다만 홀기(笏記: 의식의 차레를 적은 글)나 집사자(執事者) 없이 우물우물 시산제를 진행하면 경건함이 훼손되므로 반드시 홀기대로 순서껏 진행하는 것이 좋다.
우선 대강의 준비가 갖추어지면 집사로 선정된 사람 중 한 명이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운 다음 "행사를 시작합니다"를 두세번 반복한다.
그 뒤 홀기를 읽으며 순서대로 진행하는데 이는 산악회의 최연장자가 전 회원의 왼쪽 옆에 따로 서서 읽어 나가며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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